훗날.

지금 이 순간들이
훗날 말해지길
그때.

그때 그 순간들이
지금 말하여지길.

알길없던 저 순간들이
지금 바라보면 훗날로.

내가 말하는데로
내가 행하고
내가 행하는데로
네가 말하고
네가 말하는데로
내가 행하는

끊임없는 흔들림과 반복 속에서
차곡차곡 훗날은 이렇게
바라는데로 행하는데로
기록이 되고 있다.

네가 믿는데로
되리라는 것

바라보는데로.

너 바라는데로
보이고,
들리고,
그렇게 너 행하고.

그 행함이 기록이 될 뿐.

원래 너와 내가 어떻하다고 힘주어 말하는 것은
그저 힘없는 투정처럼 허무함에 또 다시 꿈을 꾸게 한다.

네가 그렇다면
네 훗날은 그럴것이고

네 욕구와 의지에 이끌린 훗날.

그 훗날은
그것 봐라 그렇지 않느냐는
안심을 가져다 주며
일련의 불씨로 남아 있던 찜찜함을
-훅
꺼뜨린다.

하지만
원래 너와 내가 어땠는지
그때에도 훗날에도
그 훗날의 그때에도
알길이 없다.

찜찜함이 뭘 말하려는건지

어떤 확신의 불길 속에서
뒤집힌 눈으로
어느 귀를 습하게 하고 있는지

어색한 몸짓과 언어가 멋스럽고.
시끄럽기만한 지금.

어느 믿음과 의지를 향해
욕망을 삼킨 너와 내가 죽어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