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추려는 것 사라지는 것.

감추려다 드러나고
드러내다 사라지는 것이 있다.

둘은 아닌듯 결국 함께.

모난, 고운.

하루 하루를 보내며
세월에 의해 산화되는 삶은
닳고 닳은 너와 내가 되는가 하면,

푹 고아져
희미한 빛깔, 찐득히 녹아든
너와 나
훌훌 삼킬 수 있는 진국이 되기도 한다.

Layers.
그것은 생활을 반영한다.
나를 보라고 좀 나를 보라고
고래고래 형형색색
눈길을 끈다.

한달, 한주 얼마 안가 그것은 또다른 색으로 덮힌다. 깨끗이.
풀은
, 본의 아니게,
, 그 전의 의미를 뭉게며,
, 보란듯이,
1미리도 되지 않는 역사와 역사를 끈적히 붙인다.
켜켜히 떡진 그 이야기를 알기 위해선 조심스레 한장 한장 뜯어내며
무심히 붙이던 그 시간의 수 배 노력을 땀내나게 쏟아야 한다. 짜증.
사라지는 것의 조바심에 비하면 그 오만상은 비할 바 아니다.

드러내는 것이 더 많았던 그것은 이제 그 의도와는 다르게
푹 감추어져 버렸다. 지나간 역사는 더이상 의미를 지니지 않듯.

숨겨진 의미는 사실 땀흘려 알 필요조차 없는
흩날리는 정보.

실은 그 분해의 과정이 존재의 이유. 땀.

The answer is...
조용히 조용히 세월의 산화속에 숨겨진 의미가 드러난다.
그 과정이 존재의 이유를 설명해주며
기대감에 사람들은 그것을 괴물이라 부르지 않는다.
오히려 그 의도를 알든 모르든

사라지는 것에 대한 원초적 말초적 근심으로
오히려 그 존재를 지키려 할지도 몰라.
그래,
오히려 그 존재를 감추게 될지도 몰라. 그래.

그러다,
그 존재의 이유가 희미해질 무렵
그들의 원초적 말초적 에너지가 희미해질 무렵
그 존재는 오히려 서서히 한 겹 한 겹
자연의 풍화, 흐름 속에서 그 의미를
드러내는 거다.

그러나 무엇을 기대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모든 무의미한 매순간의 우연이 그들 삶을 값지게 하듯.
그 순간이 올 즈음, 우연을 값지게 받아들일 이 얼마나 있을까.

퀴이즈도 아니고.

적어도 허무 삶이 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