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글로 옮길때.

뭔가를 다듬으며 더 정확한 의미를 찾아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깎여나간 그 원석들 속에 미묘히 변하는 뭔가를 잃게 된다면.
그럴 일 없을까.

생각을 글로 정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내놓는,
그 중 나의 맘을 두드리는 글들을 볼때마다.
내면, 깊이, 태도, 지혜, 희생.
빽빽한 글 사이 스며나오는 그의 내면,
그의 진심과 경험에서 나오는 깊이,
설득을 위해 짓누르지 않는 사려깊은 태도,
의미를 위해 때론 빙둘러 돌아갈 줄 아는 지혜,
심지어 모순된 모습으로 대상의 반성을 이끌어내기도 하는 희생,
모든게 휘휘 저어져 의도따위 떠벌림 없이
소소히 시나브로 저절로 전해지는 무언가.

그 맘에 도달하기까지의 나의 여정에,
또 그 글을 써나가던 그 분의 여정을 떠올리며,
내 맘이 하아...베시시 설레어진다.

누군가는 알듯 모를듯 지극히 그만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나를 움직이고.
누군가는 어려운듯 지적인듯 흔히 말하는 객관적이라는 글로 나를 이해시킨다.

결국 모두 출발할 때의 맘은 달랐지만,
그 결과 나를 생각에 잠기게 하는 것을 보며
무엇이 옳은 길인지에 대해 고민하던 이십대의 혈기가 생각이 났다.

무엇이 효과적일까를 고민하던 즈음
내 맘도 내가 잘 모르는구나 싶어
어느새 내 맘이 궁금해졌다.
내가 왜 이럴까.

내가 평범한 사람임을 알게 되며 반가운 것은,
더이상 누군지 모를 누군가를 생각하며
나의 작은 머리를 떼구르르 한없이 굴려보지 않아도 되겠거니.

파고 파고 또 파도 알 길 없는 누군가의 맘을 들여다 보느라
내 맘은 여기 저기 거미줄이 앉았다.

그럴일 없나.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거니 싶어서.




19 /  May / 2011.